설음 서재

감다살 헤이딜러 TV CF 설이편 기획자에게 영감이 되는 광고 레퍼런스

방황을 여행하다. 2025. 8. 16. 00:49


헤이딜러하면, 이젠 "헤어지자, 두려움없이"라는

카피를 떠올리게 할만큼
아주 강렬했던 한소희, 김혜수 헤이딜러 TV CF

 

모더니즘스러운 느낌의 연출이

일품이었다. 마지막에는 자동차의 트렁크를 닫으며

망설임 없이 나의 차를 보내주는 듯한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정선을 아주 고풍있게 담아
영화의 한장면인 것 같은 느낌을 자아냈다.

 

한소희와 김혜수가 가진 그 고급스러운

아우라와 중고차가 한 때 내겐

정말 중요한 명품이었던 것이,

이젠 헤어질 때가 다 되었다는 듯한.

그 메세지가 어우러졌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런 톤앤매너를 계속해서 끌고 가기엔

고전적인 느낌이 강했을 터,

그 이후의 헤이딜러의 행보는

여느 중고 상품 거래 광고와 별 다를 바 없이

수지와 같은 연예인 등장 외에 크게 눈과

마음을 사로잡을 점이 없었고

 

핵심 슬로건이었던 "헤어지자, 미련 없이"도
식상하면서도 그 힘이 사라져갔던 것 같다.
(기획자 점점 감다뒤...라고 생각할 즈음)

 

그 관념을 완전 깨부수며

나 잘있었거든? 하는 듯한 안부를 전한 

작품이 하나 등장했다.

 

정말 최고의 광고 레퍼런스로 남을 듯.

내 역대 가장 좋았던 광고 TOP의 영광을...?

차지하게 되었다.

 

헤이딜러 TVC 설이편.

 

광고 시청이 끝나고

단박에 "와. 잘만들었다."라는 느낌이었지만

 

영화관에서 영화가 시작되기 전,

뒷좌석에 앉아 계시던 한 아주머니가

상영되는 헤이딜러 광고를 보시더니

"헤이딜러, 광고 잘 만들었네."하고

속삭이시는 걸 듣고 피부로 실감했다.

 

내가 좋다고 느낄 정도면,

와. 진짜 좋았구나.

 

솔직히 나 또한

그날 영화관에서 본 영화보다

이 몇 분 남짓한 이 광고 한 편이

더 영감을 주었고, 울림을 주었다.

 

 

 

 

기획자로 살아가고 있는 지금,

언젠가 꿈처럼 꿨던 것 같다.

 

내가 이런 걸 보고 기뻐하고 좋아하고

누군가의 광고 메세지가 나에게

소비되는 느낌이 아니라,

나에게 새로운 영감을 선물해주는 듯한

이 오랜만에 느끼는 이 설렘.

이런 걸 나도 누군가에게

선물해보는 꿈 말이다.

 

그런 걸 이 광고 한 편에 담기까지

그 기획자는 도데체 어떤 생각이었을까.

어떤 과정이었을까. 어떻게 이런 발상을

갖고 감동을 자아낼 수 있었을까.

 

자신이 처음 타던 차를 바라보았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그 차를 대하던 그 사람의
진정하고도 본연적이었던

태도가 그 물꼬를 트지 않았을까.

 

 


나의 차 설이에게.

 

그동안 너도 느꼈을 거야

시련은 나에게만 찾아오는 것 같고

피할 수 없으면 그래도 최대한 피해야 되고

자신감이 늘 옳은 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가끔은

새로운 만남을 위해서

이별도 필요하다는 것

 

난 이제 졸업해서 새롭게 달려보려고 하니

너도 너의 길을 가라.

 

나의 운전 졸업식

"헤이딜러가 운전을 졸업하신 분들의

새로운 여정을 응원합니다."

 


 

이번 편이 유난히 감동을 주었던 이유는

연출도 연출이었지만,

 

누구나 애정하는 것에는

이름을 붙여주기 마련이다.

'설이' 설이편은

누군가가 가장 애정하며

시간을 보내왔을 어느 주인의 이야기다.

 

"이별"에 대한 정당성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냈고

또한, 그 표현 방식에 있어서도

'졸업'이라는 누구나 경험해봤을 일에

빗대어 중고차를 내어줘야 하는 주된 소비자의
마음을 꿰뚫어 풀어냈기 때문이다.

 

또한, 헤이딜러의 역할은

그 과정에서 그런 마음을

가장 잘 알면서도

위로해주면서도 

응원해주면서도 

그 과정을 따뜻하게 남겨주는

사진사로 포지셔닝되었다. 

 

사실 한 차를 구매해서,

함께 오랜 세월을 보내오다가누군가에게

그 열쇠가 넘겨지거나폐차되거나

하는 이별의 과정을 거치는 일인데

 

나름의 정이 든달까.첫 차를 몰게 되었을 때의

사회초년생들의 마음이 특히나 울렸을 것이다.

(마치...나...)지금의 나도 그러했던

상황이었기에더욱 그랬겠지.

 

함께 해쳐나가줘서 고맙고,

더 좋은 걸 해주지 못해 미안하면서도억울한 일,

힘들과 화나는 일을 겪을 땐

내 처지같아 위로하고 싶으면서도

그 새로운 시작을 위해 안녕을 해야만 하고

그 이별의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근사히

남겨주고 싶은 그런 마음.

 

나도 내 첫 차 천둥이와

그런 졸업식을 남겨야지! 하는 생각이 들던.

 

이 기획자만의 시선을 통해

'이별'이 새로운 시작을 향해

떠나기 위한과정의 '졸업'이 되었다.

헤이딜러를 통해 안녕해야 하고,

또 새롭게 시작해야 할 이유다.

 

할아버님 나레이션도 미쳤지만,허름한 첫 차..

내지는내가 처음 몰게되어 함께고군분투하면서

정든 차를 몰아봤다면

누구나 공감할 법했을 진짜

장면 컷들이비유가 미쳤다.

(외제차,, 반대편으로 내리는 장면...크...)

 

그리고 항상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지만, 잘 못들어봤을 위로.

 

피할 수없으면 즐기라는 말에피할 수 있을 땐 최대한

피하라는 말이.훨씬 실질적이고

현실적이고현실을 부딪히고 있는 사람들에게

닿을 법한 표현이고 말이다.

 

이별을 해야 하는 사람의마음에 "잘됬다."는

말보다"필요한 일이야."라는 말이

훨씬 더순하고 따뜻하게 극복하게 하는 말이 되듯.

 

할아버지가 느끼던 감정이

곧 내가 느껴왔던 마음이었고

그런 지혜가 많은 사람이전해주는 듯한

속깊은 위로같아마음이 적적히 따스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별을 대할 때에도

아름다운 예우와 예의가 필요하다는 것

그 과정에 의미를 남겨줄 수 있는 태도가 있다면.

 

좋겠다. 내 첫 인연, 천둥이에게도

꼭 이런 졸업식을만들어 줘야지.

처음이라 미숙했던 내게

얼마나 고마웠다고.